소소한 일상이야기

엄마가 아프다

선율예나은호 맘 2021. 12. 23. 22:04

엄마가 아프다

 

어제부터 배가 아프다고 하시더니 

오늘은 출근을 못하실 정도로 아프시다.

어제 배가 아프시다고 이야기하셨을 때

약을 먹고 주무시고 나면 금방 괜찮아지실 거라 생각했는데

아침에 얼굴이 창백하시다.

부랴부랴 아이들을 학교와 어린이집에 보내고 병원에 모시고 갔다.

대장암이 재발을 하셨나?, 맹장이신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향한 병원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접수하는 것도 20분은 걸렸다.

평소에 화를 내거나 짜증을 잘 내시지 않는 엄마가

오랜 기다림에 짜증을 내셨다.

정말 많이 아프고 힘이 드신가 보다고 생각하며 

엄마에게 이런저런 말을 걸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별 소용이 없었다.

엄마의 통증은 없어지지 않았으니....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드디어 진료 

이야기를 들으신 의사 선생님께서 우선 X-Ray를 찍어 보자고 하셨다.

X-Ray 결과 엄마의 뱃속에 가스가 너무 많이 차있다고 하신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10년 전 이쯤에 엄마는 대장암 선고를 받았다.

수술 후 장루를 착용하고 한 동안 생활하셔야 했다.

다시 장루를 제거한 후 괜찮으신 줄 알았는데

1년 만에 직장암이 또 발견되었다.

두 번의 수술 후 엄마는 

' 나 다시 암에 걸리면 이제는 수술 안 할래 그냥 받아들일 거야 '라고 말씀하셨다.

아마 그 말씀이 나의 가슴속에 자리 잡고 있었나 보다.

엄마가 아프다고 요즘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하실 때 

혹시 또 암이시면 어떡하지? 정말 수술을 안 받으시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다행히 엄마는 가스가 너~무 많이 차서 아프신 거란다.

관장을 하고 처방해 오신 약을 먹고는 조금씩 컨디션이 나아지고 계신다.

10년 전 엄마가 암이 발견되었을 때, 수술실에 들어가실 때 손을 잡고 

울며 생각했던 엄마에 대한 나의 마음이 

점점 작아졌음을 오늘에서야 다시 느끼게 되었다.

그때는 엄마가 돌아가실까 봐 너무나도 간절히 기도를 하였다.

'우리 엄마 살려주세요!, 제 곁에 조금 더 있게 해 주세요!'라고 

매일 기도를 드렸다. 

그 간절함이 직장생활을 하며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키우며 힘들다는 이유로

점점 잊혀 갔던 것 같다.

오늘 하루 엄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고 

반성하게 된 하루였다.

아이들과의 소통을 위해 시간을 보내주겠다는 나의 다짐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기로 했다.

아빠와 함께 추억 만들기, 엄마와 함께 추억 만들기~~

아이들을 키우며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엄마, 아빠와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노력해 볼 것이다!!